신남성당

 신남의 언덕 위에서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며 성당이 자리를 잡았다. 성당 아래쪽 마당에는 교우들이 힘을 모아 주변 물가에서 주워 온 돌들로 튼튼하게 지은 돌집을 그대로 살리고 원래의 낡은 성당을 헐어낸 자리에 본당사무실 겸 사제관 건물을 새로 지었다. 아래 마당에서 널찍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새로 지은 성당과 사제관 사이에 몇 그루의 소나무와 햇살 가득한 윗마당이 방문객을 맞는다. 성당은 벽과 지붕 구별 없이 온통 회색빛 아연판으로 외부를 처리하였으며 오직 탑 위 십자가에 끼워진 블록 유리만이 따스한 색채를 뿜어내고 있다. 내부도 벽체와 천정을 구분하지 않고 무늬목 패널로 마감하였다. 서쪽 벽체에는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조그마한 창들을 설치하고 블록 유리를 끼워서 변화를 주었으며 엇갈린 지붕들 사이로 채광창을 설치하여 시원한 느낌을 만들고자 하였다. 여러 방향의 창들에서 스며드는 빛이 시시각각 변하며 내부 공간을 생명감으로 가득 채워주기를 기대하였다. 그리하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신의 본래 모습을 돌아보고 마침내 하느님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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